2024년, '육각형 인간'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였다. 이 용어는 외모, 자산, 학력, 집안, 성격 등 모든 측면에서 완벽한 사람을 칭하는 단어로, MZ 세대 젊은이들이 특별히 노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인물을 선망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과도한 SNS 이용과 미디어 발달 등을 통해 남들과 쉽게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육각형 인간'은 완벽한 인간을 추구하는 열정과 긍정의 의미뿐만 아니라 동시에 좌절의 표현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 안에서 우리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 해소를 못한 채 살아간다. 그리고 SNS를 좇아 살아가는 문화와 현재의 사회적 환경은 이 욕망을 더욱 강조하고, 완벽한 삶을 추구하는 이상만을 바라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안에서 완벽한 나를 찾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 중 하나 일지 모르나, 그 여정에서 우리는 자기 성찰과 현실과의 조화를 찾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심리학자 토머스 커런(Tomas Curran) 박사팀이 약 4만 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지금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남들에게 완벽함을 보여줘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일본 전통 미의식인 ‘와비사비(わびさび)’를 제시하여 남들과 사회가 만들어낸 기준으로부터 벗어나 ‘영구적이지 않은 것과 불완전한 것의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와비사비’는 훌륭한 상태에 대한 열등한 상태를 뜻하는 말로, 무언가 부족해 보이지만 그 내면이 충실함을 뜻하는 불완전함의 미학을 나타내는 일본의 문화적 전통 미의식 또는 미적 관념 중 하나다. 이번 전시는 화면을 무언가로 가득 채워낸 것이 아닌 비워낸 여백의 의미를 통해 우리의 삶 속에서 추구해야 할 본질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