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주 작가는 회화의 영역에서 여러 형식과 방법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시도하는 신진 예술가이다. 작가는 추상적인 방식의 그리기와 각각의 그림들을 사물로 활용한 설치를 병행하며, 이를 통해 본인이 경험한 유의미한 장소를 관객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그녀는 자신이 재현한 장소를 관객이 관조하거나 감상하기보다 실제로 체험하기를 바란다.
현대 회화의 동향을 보면, 더이상 재현의 관점을 기준으로 구상과 추상을 나누지 않는다. 예를 들어 느낌이 잘 재현되었는데 형태가 일그러졌다고 이를 추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어떤 대상이나 이야기를 잘 묘사하거나 구현하는 재현의 방식과, 순수한 형식이나 화가의 몸짓 또는 물성을 추구하는 추상의 방식으로 구분하는 시기는 지났다. 현대 회화는 화폭에서만 실재하는 이미지를 창조하거나 회화 자체를 부피와 질량을 지닌 하나의 사물이나 조형 요소로 다루면서 공간에 연출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시 말해 회화의 '평면성'을 전제로 화폭 내에서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식과 '입체성'을 전제로 공간 내에서 캔버스를 하나의 매체로 다루는 방식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이 둘을 혼용 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표현이 등장하는데, 권민주 작가는 이러한 성향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