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공지능 및 혼성적 예술에 관한 근대-현대의 철학적 사유(주체-타자-객체)간 연계성 구축
본 연구에서는 예술을 창작하기 위한 생산 체계를 위의 세 가지 범주에서 논의하며 이로부터 발생하는 예술의 혼성화 과정을 세 가지 장으로 구분하여 서술할 예정이다. ‘주체’, ‘타자’, ‘객체’가 각 장의 소제목들인데, 이와 같은 세 가지의 분류는 예술이 제작되는 체계 및 혼성화 과정을 바라보는 주요한 시각을 반영한다. 첫 번째 장인 ‘주체’에서는 과거로부터 예술이 산정해 온 예술 주체에 관하여 근본적인 질문들을 제기한다. 가령, “예술의 주체는 ‘인간’만으로 한정될 수 있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러한 예술의 근원적 영감을 제공하였던 자연의 경우 어떻게 대상화 할 수 있는가?”, “인간 중심주의적으로 사유된 예술 주체는 어떠한 한계점을 맞이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들인데, 이와 같은 질문들은 향후 예술 주체가 마주하게 될 변화의 지점 및 배경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매우 필수적인 요소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문제의식은 비단 ‘예술’ 주체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예술은 매우 예민하고 섬세하게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당시 인간 주체에 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접근들은 직·간접적으로 예술 주체가 형성되고 변화하는 일련의 과정과 연동한다.
두 번째 장인 ‘타자’에서는 앞서 제기했던 예술 주체의 문제가 모더니즘을 넘어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다루어졌던 일련의 상황을 검토하며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구성되는 예술 작품의 생산적 체계에 주목한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과거에 소외당했던 주체들이 어떻게 새로운 예술 주체로서 등장하게 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는데, 이는 근대 이후 다양하게 등장했던 실험적 예술들이 표방했던 주제들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즉, 예술가들은 일종의 제안자가 되어 직접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한 영역을 발견하고 제시하는 행위적 주체로 변모하는데, 이로부터 예술의 개념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확장된다. 동시에 예술 작품의 관객은 단순한 수용자가 아닌 참여자로 규정되며 예술은 그러한 타자들의 개입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의미를 생산하는 일종의 사건이 된다.
마지막 장인 ‘객체’에서는 앞서 제기했던 예술 주체의 문제가 객체적 대상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최근 제기되고 있는 포스트 휴머니즘 및 사변적 실재론과 같은 철학적 지류로부터 인간의 바깥 영역에서 제기될 수 있는 예술 주체의 문제를 다루는데, 이는 인간 중심주의적 사유에서 벗어나 비-인간, 탈-인간적 시각으로 예술 작품이 지닌 새로운 가능성을 분석해보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의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예술) 주체는 객체적 대상으로서 이전까지와는 다른 해석적 접근 방식을 요구한다. 이에 예술 작품과 감상자를 하나의 혼성체로 간주하는 ‘객체지향존재론(Object Oriented Ontology)’의 입장 및 객체들 스스로 자기 생성체계를 갖추고 주체의 의도 밖에서 작동되는 영역을 탐구하는 일련의 생물학적 접근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