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필요성 : 지역적 맥락 속 인공지능 예술 담론
인공지능 예술은 최근 학술 연구와 예술 현장에서 중요한 논의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성과가 실제 사회와 예술 현장에서 의미 있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적 맥락과 결합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여기서 지역적 기반은 단순히 지리적 범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해당 지역의 예술 생태계, 창작자와 관객 간 관계망, 제도적 지원 구조, 학술 연구 환경 등 복합적 요소를 포함한다.
대구는 예술적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실천을 축적해 오고 있다. 먼저, 대구사진비엔날레는 국제적 담론을 선도적으로 수용하면서, 디지털 이미지와 인공지능 시대의 사진예술 변화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기획한 바 있다. 2025 대구사진비엔날레 국제사진심포지엄은 ‘Beyond the Frame: AI 시대, 사진 뮤지엄과 사진 페스티벌의 실천’을 주제로,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사진미술관과 사진축제가 어떻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실천을 이어가고 있는지를 조명한다. 또한, 대구예술발전소는 미디어 아트와 기술 기반 매체를 융합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지역 작가들이 새로운 매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왔다. AI·블록체인·빅데이터 기반의 융합형 문화콘텐츠의 제작을 지원하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ABB 사업’은 창작자들의 기술적 실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학술적 측면에서도 대구 AI 연구자 포럼(DARF)을 비롯한 지역 학술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대학과 연구 기관을 중심으로 AI 관련 학술·산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예술 논의가 단순히 전시와 담론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내 학제 간 연구와 연계되어 지속적인 학술적·산업적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음을 드러낸다.
대구는 예술적 실험을 장려하는 전시와 프로그램, 창작자를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 그리고 인공지능 관련 학술·산업 연구의 활성화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인공지능 예술과 관련된 토대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기반은 대구가 단순히 지역적 행사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과 예술의 융합 담론을 실제로 생산하고 확산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임을 보여준다.
손지영(노드 NODE.)